워킹 홀리데이와 오리진

 

박영수 목사()
박영수 목사(덕암교회 담임)

요즈음 호주 교회는 고령화와 저조한 예배 출석자들로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

성도들이 없어 약화된 교회들은 합쳐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많아지고 있으며 빈 예배당을 한국인교회, 중국인 교회 등에 빌려주고 세를 받아 유지비를 충당하고 있는 교회들이 많다.

불과 5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주일에는 성도들과 어린이와 십 대들로 가득했던 예배당이 텅텅 비어 교회가 식당 등으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그중에 기도와 찬양을 강조하는 소수 교회만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교회에도 이 현상이 곧 올 것만 같다. 경각심을 깊이 가져야겠다.

 

호주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 비자를 받고 호주에 들어오는 청년들이다.

그중에도 한국인 워홀 청년들은 매년 약 25-3만 명가량 호주에 입국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23개 국가 및 지역과 워홀 협정을 맺고 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의 영어권에도 워홀이 있으나 그곳은 약 5천 명 정도만 갈 수 있다.

그러나 호주는 인원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청년들은 호주를 선호한다. 1년간 체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호주에 입국하지만 워홀 청년들은 고물가(高物價)와 언어 문제, 주거문제, 외로움, 영적인 문제 등으로 꿈꾸던 것과는 달리 마약이나 빈곤의 사각지대에 빠지게 될 때가 다반사다.

문제가 많은 대신 그 문제와 고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면 전도의 황금 어장이 되는 곳이 호주의 워홀이다.

김 선교사의 아내 한진경 사모와 예원 양과 함께 
김 선교사의 아내 한진경 사모와 예원 양과 함께 

김 선교사는 이 점에 창안하여 현지 호주인 교회와 동역하며 언어, 주거, 생활문제 등에 실제적 도움을 제공하며 전도, 양육, 훈련하는 일들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1천여 명의 청년들이 미션홈을 거쳐 갔으며 대다수의 청년이 실력 있는 사명자, 헌신자, 목사, 선교사로 자라났다.

김 선교사의 딸 예원 양은 이런 김 선교사 부부의 뜻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현지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월홀 청년들에게 영어강의와 리더의 역할을 하며 든든한 선교의 협력자로 일하고 있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우리는 예원 양의 배려로 시드니 시내에 있는 샹그릴라 호텔에서 1박을 하였다.

숙소는 호주의 대표적인 다리 하버브릿지와 시드니 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런 방이었다.

샹그릴라 호텔 숙소에서 내려다본 하버브릿지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샹그릴라 호텔 숙소에서 내려다본 하버브릿지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호주는 지금이 가을이다.

오후 5시 반이면 해가 지기에 간단하게 여장을 풀고 종종걸음으로 아내와 함께 시내로 향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도시 중심에 성 메리 성당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앞으로 호주 국립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의 박물관에 비교해 볼 때 규모에 있어서는 새삼스러운 것은 없었지만 건물 자체가 역사를 말해 주고 있었다. 특이한 것이 있다면 자연이 풍부한 호주답게 온갖 새들과 동식물들에 대해 호주의 역사의 한 장으로 아주 세밀하게 거의 도감 수준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호주 국립 박물관 앞에서
호주 국립 박물관 앞에서

또한 다양한 공룡들의 화석과 각종 동식물의 화석이 박물관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주었다.

한쪽 코너에 호주 원주민인 오리진에 대해 그들의 문화를 소개하는 부분을 보았다.

미국 인디언들의 것과 같이 강렬한 색채의 전통적인 몇 가지 기구들과 의복들을 볼 수 있었는데 호주에서는 오리진의 문화는 명맥이 끊어졌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초기 호주를 정복한 백인들이 성인들을 모두 죽이고 어린아이들만 살렸다고 하는데 그로 인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아이들은 고유의 문화를 잃어버리고 호주의 주류사회에서도 낙오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한다.

호주 원주민 오리진의 유물
호주 원주민 오리진의 유물

어떤 면에서 지금의 호주는 본연의 색깔을 말한다면 절반은 잃어버린 반쪽만의 모습밖에는 볼 수 없는 나라가 아닐까 여겨진다.

가끔 길거리에서 원주민은 사라진 백인들이 운영하는 오리진의 샵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해온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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