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9(주일) 아침에 김은섭 선교사가 누가 찾는다며 내가 적은 호주여행기를 좀 찾아서 올려달라고 했다. 올려 주고 난 뒤 보니 글 끝에 (계속)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 5, 호주 여행을 마치며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9편까지 적어 두었는데 그동안 이일 저일로 깜박하고 있었다. (계속)이란 글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보게 되어 마무리로 몇 자 적어 보려고 한다.

18세 생일을 맞은 요셉의 성년식 겸 생일잔치, 좌우로 청년들의 영어수업을 도와주는 호주교회 집사부부
18세 생일을 맞은 요셉의 성년식 겸 생일잔치, 좌우로 청년들의 영어수업을 도와주는 호주교회 집사부부

김은섭 선교사의 청년 홈스테이 사역

카야마 호주장로교회에서 6편까지 글을 보니 청년 아이들과 함께 예배와 찬양을 한 내용이 없어 회상해 본다. 도착한 토요일 저녁, 숙소에 짐을 정리하고 어둠이 내려 앉은 카야마의 밤길을 걸어 카야마 장로교회로 아내와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먼저 교회에 도착한 청년 아이들이 부르는 낮익은 노래 소리가 밖으로 들려 나온다.

함께 찬양을 부르고 난 뒤 내가 준비한 특강을 했다. 김진경 사모의 인도로 함께 뜨겁게 기도와 찬양을 하였다. 주일날은 오전 9시 현지인들과 예배, 교제 그리고 11시에 청년들과 함께 우리들만의 예배를 드렸다. 뜨겁게 기도하고 함께 축복하고 나니 시간이 오후 3시를 지나고 있었다.

김은섭 선교사와 한진경 사모의 청년 사역은 참 세심하다. 아이들 한명 한명의 생일도 잊지 않고 챙겨준다. 마침 오던 날 요셉이라고 하는 제일 어린 청년이 18세 생일을 맞이했는데 각 홈에서 형과 누나들이 음식을 해왔다. 얼마나 푸짐하게 준비했는지 깜짝 놀랐다. 이 아이에게 있어서는 아마 일평생에 남을 생일잔치가 아니었을까 여겨졌다.

김 선교사의 홈스테이 사역은 아이들을 현지인의 집을 세내어 5~8명이 머물며 직접 생활하게 한다. 그 중에 리더를 두어 매일 새벽에 어둠을 뚫고 일어나 교회에 가서 새벽기도를 한다. 마치고 나면 아침 6, 하루를 각자의 일터에서 보낸 후 저녁에는 함께 모여 큐티와 나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이들의 얼굴이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장성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명을 감당하고 있음을 볼 때 참으로 감사했다. 지금은 이들 중에서 리더들로 성장한 이들이 각 홈에서 언니와 형님이 되어 동생들의 신앙을 이끌어 줄 뿐 아니라 현지 생활을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기도 하다.

성 메리 성당의 벽화
성 메리 성당의 벽화

인도 총리와 한 숙소를 사용하다

샹그릴라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난 후 시내로 나와 호주 국립 박물관을 돌아보고 바로 옆에 있는 성 메리 성당을 둘러보았다. 고색창연한 장엄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10여 미터가 넘는 높이의 천장 좌우 벽으로 예수님의 탄생과 고난을 그린 벽화들이 걸려있다.

비록 글을 모른다고 할지라도 복음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이다. 시청각 미디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영역인듯하다.

5시가 넘으니 가을이어서인지 벌써 어둠이 내려앉는다. 6시가 지나 호텔로 돌아가니 사방에 경찰들이 가득하다. 호주에서 6일을 지내면서 길거리에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경찰 오토바이의 깜박이는 푸른 불빛이 호텔을 둘러싸고 있다.

들어가려고 하니 경찰들이 제어한다.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 곁에 서 있는 모든 이들이 다 들어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십여 분이 지나서야 해제가 되어 들어갔다. 제복을 입은 이들과 경찰 관계자 등 많은 이들이 로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중에 들으니 그날 G7 정상회의가 열렸고 인도 총리와 관계자들이 그 호텔에 숙박했었다고 한다. 인도인들이 꽤 많이 제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아 인도의 주요 인사들이 이곳에 함께 숙박을 했던 것 같다. 다음날 호텔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다리 위에 호주 국기와 인도 국기가 나란히 게시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일반인들을 통제하지 않고 그대로 호텔을 사용하도록 하는 모습을 보며 선진국으로서의 성숙한 모습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상그릴라 호텔 36층에서 내려다 본 하버브릿지, 다리 꼭대기에 인도와 호주 국기가 계양되어 있다.
상그릴라 호텔 36층에서 내려다 본 하버브릿지, 다리 꼭대기에 인도와 호주 국기가 계양되어 있다.

8시가 넘어 36층에 있는 뷔페식당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특이하게 메인 메뉴 몇 가지를 적어놓은 안내장을 보여주고 선택하게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샐러드바를 사용하도록 한다. 샐러드바에 없는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간단한 요리를 주문받아 주방에서 별도로 만들어 주는 듯했다. 커피 등 음료도 그때 함께 주문받아 내어 주었다.

36층 뷔페식당 안으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아침 햇살 가운데 눈부시게 비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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